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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이방인 줄거리, 작품 해설

by 인문학엄마 2023.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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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이방인

<이방인> 줄거리

 

이 소설의 주인공인 뫼르소는 양로원으로부터 어머니의 사망과 장례에 대한 전보를 받습니다. 그는 장례식에 참석하지만 슬프다거나 하는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고, 억지로 슬픈 척하지도 않았지요. 장례를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 그는 해수욕장으로 수영을 하러 갔다가 옛날 직장 동료였던 마리를 만납니다. 그들은 코미디 영화를 보고 집으로 와서 정사를 나눕니다. 그 뒤로도 그녀와 계속 만났습니다.

또 뫼르소는 같은 층에 사는 레이몽이란 남자와 별생각 없이 어울리게 됩니다. 그의 정부라는 여자에게 보낼 편지를 대필해 주기도 하고, 후에 레이몽이 그녀를 때려서 경찰에 불려 갈 때 증인이 되어 달라는 부탁도 승낙하지요. 그의 증언 때문에 레이몽은 경고만 받고 풀려납니다.

어느 날, 레이몽이 친구의 바닷가 별장에 초대를 받아 뫼르소와 마리도 함께 가게 됩니다. 그런데 이 별장 근처의 바닷가에서 그들은 레이몽의 정부라는 여자의 오빠 패거리와 마주칩니다. 레이몽은 이 아랍 인 패거리와 난투극을 벌이다 칼에 찔리고 맙니다. 이 싸움 뒤, 뫼르소는 레이몽이 공연히 권총을 사용하지 않도록 자신이 권총을 맡아 두겠다고 합니다.

뫼르소는 아무 생각 없이 호주머니에 권총을 넣은 채 혼자 산책을 나갔다가 레이몽을 찌른 그 아랍인과 우연히 마주칩니다. 아랍인이 단도를 꺼내 들었을 때 햇빛이 반사되어 눈을 찌르자, 뫼르소는 아무 생각 없이 아랍인에게 총알을 퍼부었습니다.

이 살인 사건 때문에 뫼르소는 재판을 받는데, 그는 이 과정에서도 특별히 자신을 변호하려 하지 않습니다. 검사는 재판에서, 뫼르소가 어머니의 장례 보였던 태도와 그 직후에 했던 행동을 부각하면서 그를 비도덕적인 인간으로 몰아갑니다. 뫼르소는 다만 이 우스꽝스러운 재판이 빨리 끝나서 감방에 돌아가 혼자 있게 되기만을 바라지요.

뫼르소는 결국 사형 선고를 받습니다. 그는 신부와의 면담을 거부하고, 신부가 일방적으로 그의 감방을 방문해 기도를 하자고 했을 때 그는 흥분해 소리칩니다. 우리는 모두 다 죽을 운명이고, 자신은 신부보다 더 큰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말이죠. 신부가 나간 뒤 뫼르소는 차분한 마음이 되어, 그가 단두대 앞에 설 때 구경꾼들이 증오의 함성을 질러 주기를 바랍니다.

 

<이방인> 작품 해설

 

우리는 뫼르소의 태도를 '무관심'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을 둘러싼 사건과 사람에 대해 대체로 무관심합니다. 물음에 대답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거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이죠. 그에게는 그것들이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무의미하기 짝이 없으니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거죠.

그는 회사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을 하지만, 사장이 파리 출장소로 전근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을 때 어떤 생활이든 그게 그거라는 이유로 거절합니다. 

또 자기를 사랑하느냐는 마리의 말에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면서도 결혼이란 게 별 중요한 건 아니지만 그녀가 원한다면 결혼해도 좋다며 그녀의 청혼을 수락하지요. 아마도 그는 사랑하느냐는 말이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렇게 대답했을 것입니다. 친구가 되자는 레이몽의 말에 아무러면 어떠냐고 생각하며 그러자고 한 것과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사실 뫼르소의 생각처럼 우리의 삶은, 그리고 우리가 하는 말들의 대부분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작가인 카뮈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방인>을 통해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뫼르소는 자신에게 아무런 의미도 부여하지 않는 세계에서, 마치 낯선 땅에 온 이방인처럼 낯설어하며 늘 구경꾼과 같은 무심함으로 타인의 행동과 말들을 바라보지요. 심지어 그의 목숨을 좌우하는 재판까지도 말입니다.

그의 이런 무심함은 우연히도 아랍 인을 살인하는 사건으로 이어졌고, 그는 재판정에 섭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장례식 때 보인 태도와 장례식 다음 날 마리와 정사를 벌였다는 검사의 비난처럼, 그가 비난받는 진짜 이유는 바로 이런 무심함에 있었을 겁니다. 자신들이 속한 세계와 그들의 삶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그들의 관습과 금기를 무시하고 그들의 연극에 동참하지 않은 것, 이것이 뫼르소가 증오를 받는 진짜 이유였지요.

그러나 뫼르소는 끝까지 이 세계의 무의미함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습니다. 자기 신앙을 강요하려 드는 신부에게 뫼르소가 흥분해 고함을 지르는 이유도 여기 있지요. 그에게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믿음이었습니다. 돌들에 괴로움이 배어 있다는 신부의 말에, 돌들은 아무런 이야기도 해 주지 않는다며 처음으로 흥분해서 대답했던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이 소설 속에서 그는 이때 말고는 단 한 번도 흥분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지요.) 그래서 그는 신부가 돌아간 뒤, 자신에게 아무런 말도 들려주지 않는 이 무관심한 세계에 대해 오히려 형제와도 같은 다정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자신의 이런 신념에 대한 마지막 증거로, 처형장의 구경꾼들이 증오의 함성을 질러 주기를 바란 것이지요. 이 증오 속에서 자신이 이방인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이방인>으로 시작된 알베르 카뮈의(1913 ~ 1960) 작품 세계를 우리는 흔희 '부조리의 문학'이라고 부릅니다. <이방인>은 세상이성(사법제도)이나 전통적인 가치관(종교) 따위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들로 가득 차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세상은 부조리하다.  부조리 앞에서 벌거벗은 인간의 모습을 간결한 문체로 써 내고 있습니다.

주인공 뫼르소는 작품이 발표될 당시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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