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은 우리나라 단편소설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봉평장과 대화장을 오가는 장돌뱅이인 허생원과 조선달 그리고 동이와의 관계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내용입니다. 특히나 가을밤 달빛 아래 펼쳐진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그려낸 작품으로 메밀밭 풍경 묘사가 인상 깊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
작가소개
한국 문학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인 '이효석'(1907~1942) 작가입니다. 강원도 평창 출신으로 경성제대 영문과를 졸업 후 1928년 <도시와 유령>이라는 작품으로 등단했습니다. 한국 현대문학 100년 역사상 최초로 단편소설집을 발표했으며, 대표작으로는 <메밀꽃 필 무렵>, <화분>등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친화적인 글을 많이 쓴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 시기 일본 유학파 지식인들이 대부분 친일행위를 한 반면 이효석 작가는 순수문학만을 고집했다고 합니다.
메밀꽃 필 무렵에서는 허생원과 동이의 관계를 통해서 당시 조선시대 사회제도나 신분제의 문제점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 시대에 어떻게 그런 아름다운 문장을 쓸 수 있었을까요? 우선 이효석 작가의 고향이자 활동 무대였던 강원도 봉평군 일대는 메밀이 특산물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주 접할 수 있었던 메밀밭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노력했고, 특히 달빛 아래 하얗게 펼쳐진 메밀꽃 밭을 표현하기 위해서 많은 연구를 했다고 합니다.
자신만의 문체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는데요, 이를테면 '~었다'라는 종결어미 대신 '~했다'라고 쓰는 식으로 말이죠. 이러한 노력 덕분에 우리는 지금까지도 아름답고 서정적인 느낌의 글이 가득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왜 하필이면 메밀꽃이었을까요? 당시 사람들은 도시화되어 가면서 점차 자연과는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효석 작가는 오히려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자연과의 조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달밤에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 사이를 거니는 장면을 그려내면서 마치 꿈속에서나 나올법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답니다.
실제로 저도 고등학교 때 읽었던 메밀꽃 필 무렵 속 주인공처럼 소금을 뿌린듯한 메밀꽃밭을 거닐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만큼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소재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작가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다음과 같습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렇게 낭만적인 문구가 있을까요? 밤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보면서 감탄하던 어린 시절 이후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어요. 비록 직접 가본 적은 없지만 사진으로만 봐도 황홀해지는 기분이었답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멋진 광경을 보러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줄거리 및 내용이해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이며, 장소는 강원도 봉평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떠돌이 인생의 애환과 혈육의 정 같은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답니다 허생원'은 힘겹게 모은 재산을 노름으로 탕진하고 늙은 나귀 한 마리와 '조선달'과 함께 봉평장에 간다. 장이 끝나고 '충주댁'에 갑니다. 그곳에서 새파랗게 젊은 '동이'가 충주댁과 술을 마시며 농간을 부리는 것을 보고 질투도 나기에 화가 나 동이의 뺨을 갈기며 쫓아냅니다.
그래놓고 그날 밤 환한 달빛을 받으며 셋이서 다음장이 있는 대화까지 같이 걸어가게 하얗게 핀 메밀꽃 밭을 지나가게 되고 허생원은 메밀꽃 밭을 지나가며 그가 젊었을 적 태어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분을 나눴던 성서방네 처녀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 첫사랑의 기억 때문에 허생원이 20년째 매년 봉평장에 들립니다.
허생원이 젊었을 적 달이 환하던 어느 날 밤 메밀꽃이 하얗게 핀 봉평의 개울가에서 집안의 가난함 때문에 울고 있는 성서방네 처녀를 보게 됩니다. 성서방네 처녀와 달밤에 이야기를 주고받다 눈이 맞아 개울가 옆 물레방앗간에서 그녀를 안습니다. 다음날 바로 성서방네는 도주를 하였고 허생원은 더 이상 그녀와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허생원은 동이에게 낮의 일을 사과하며 동이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동이의 어머니는 동이를 사생아로 가지어 집안에서 쫓겨나고 동이는 자기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채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라게 됩니다. 그러나 의붓아버지의 폭력과 고생에 집을 뛰쳐나왔다고 했습니다. 허생원은 자기가 찾던 성서방댁 처녀가 동이의 어머니이고 동이가 자기 아들임을 의심하게 됩니다.
얘기를 주고받으며 걷던 도중 냇가를 건너게 되고, 조선달과 나귀는 먼저 무사히 건너가지만 늙은 허생원은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게 되지만 이윽고 동이가 구해줍니다. 동이는 허생원을 업고 걸어가며 어머니가 봉평 출생이라고 말을 해줍니다. 허생원은 동이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왼손잡이이며 동이 어머니가 봉평 출생임을 통해 자기 아들임을 확신하고 대화장이 끝나면 예정에 없던 동이 어머니가 있다는 제천으로 가기로 결심합니다.
실제로 매년 9월 초순경 이곳에선 ‘효석문화제’라는 이름의 축제가 열리는데, 이때 방문하면 하얀 메밀꽃물결을 직접 감상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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